서울대학교 대나무숲 중에서
저는 남자친구를 소개팅으로 만났는데 이 사람 괜찮은 것 같고, 만나봐도 될 것 같고, 보기에도 괜찮은 사람이어서 만나게 됐죠. 그 때 남자친구는 이미 저를 많이 좋아하고 있는 상태였구요. 저는 그냥 관심만 있던 정도? 거절하기도 좀 뭐해서.. 만나기 시작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좋아지겠거니 했던 생각과는 달리, 하루하루 지날 수록.. 누구한테 간섭받는다는게 귀찮고, 혼자만의 시간을 빼앗긴 다는 것도 불만이었고,
나한테 투자할 수 있는 돈을 남자친구와 데이트 비용으로 써야 한다는 것도 싫어서 2주만에 헤어질까, 하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헤어지자고 하자니, 그 말을 하는 것도 고민이고...무튼 그런 고민을 하고 있던 시기에 남자친구의 마음이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었던 계기가 있었어요.
남자가 제 앞에서 우는 걸 처음 봤는데, 너무 날 많이 좋아하는게 느껴지니까 헤어지자 할 수 없었죠. 내가 이 사람 차버리면 엄청 많이 힘들어 할 것 같아서.. 그냥 잘 해주기나 하자는 마음으로 다시 생각 고쳐먹고 만났어요. 그렇게 100일, 200일.. 거의 1년 가까이 지났을 때도 이따금씩 다른 남자들이랑 연애하면 어땠을까, 내가 좋아하는 사람이랑 사겼음 어땠을까.. 이런 딴생각을 했었어요. 내가 알던 가슴 뛰고 설레는 사랑이랑은 너무 다른 연애랄까요? 항상 채워지지 않는 무언가가 있었던 것 같아요. 노력하면 될 줄 알았는데, 남자친구가 실수로 화나게 한다던가, 내가 이 남자를 사랑하지 않는 것 같단 생각이 들 때 마다 혼자서 머리 터지도록 고민 많이 했어요.
그러다 1년 몇 개월 지나고 어느 날, 답답한 마음에 솔직하게 맘속 얘기들을 터놓고 말했어요.
사실 내가 자기를 사랑하는지 잘 모르겠다고. 같이 있으면 좋고, 안는 것도 좋고, 만나면 그냥 좋고 편하긴 한데.. 좋아하지만 사랑하는지 아닌지 모르겠다고. 그래서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고. 미안하다고. 근데 나만 바라보는 이 착한 남자를 상처준다는 생각에 눈물이 막 나는거에요. 그래도 눈 퉁퉁 붓도록 울면서도 결국 다 말했어요. 그리고나서 남자친구의 이야기도 진지하게 들어보고. 제 마음에 맡기겠다고 하더군요. 그리고서 집까지 바래다 주는 길에 갑자기 저를 보며, 나 좀 보라고.. 진짜 사랑이 아니냐고.. 목이 메인 소리로 묻더라구요. 순간 가슴이 쿵- 내려 앉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어요. 이 사람이 아프면 내가 더 많이 아프구나.. 내가 바보같은 생각을 했구나.. 라는 걸 느꼈죠.
저도 몰랐는데 긴 시간 같이 하면서 이 남자를 사랑하게 된 것 같아요. 사실 사랑한다면 설레고 두근거리는 사랑만 사랑이라고 생각했었어요.
내 노력으로 사랑이 아닌 것이 사랑이 되는 건 아니지만, 반대로 저는 남자친구의 진심어린 사랑과 노력 덕분에 그 사람 마음을 느끼고.. 그 진심이 제가 그를 사랑하게 만든 것 같아요. 다만 그걸 느끼지 못하고 늘 곁에 있는 사람이라 몰랐던거죠. 바보처럼 옛날에 미친듯 두근거리던 사랑했던 사람만 자꾸 그립고.. 그 마음만 그리워지고 그랬어요. "미안함" 때문에 만난거라 생각했지만, 사실은 그게 아니었나봐요. 저도 남자친구를 사랑했어요.
그리고 알게 된 건, 가슴뛰는 사랑 뿐만 아니라 따뜻함과 고마움 또한 사랑이라는 것.. 지금은 만난지 4년 조금 지났어요. 예전처럼 사소한 일로 불만이 생기거나, 이유없이 남자친구가 실증나고 짜증나던 기분이 드는 일이 없어졌어요. 좀 더 많이 의지하게 됐고, 믿게 됐고. 그래요 지금은. 저는 지금의 남자친구를 사귀면서 외로워 했던 적이 많았는데, 그게 아마 남자친구한테서 내 외로움을 채워주길 기대하고 자꾸 부족한 면만 보려 했기 때문인 것 같아요. 물론 이제는 아니지만. 지금 연애초기이신분들, 특히나 연애가 처음이신분들은 자신과 함께하고있는 연인을 조금만 편안하게 바라보면 좋을거에요.나를 배려해주지못하고 노력하는 자세가 보이지 않는다면 그만둬야하는거지만 상대가 노력하는것이 보이고 자기 자신을 정말 사랑하는것이 보인다면 기회를 주세요.지금은 미안해서 만나는것같지만 시간이 지나면 그것이 사랑이었다는 것을 알게될거에요. 나를 진심으로 사랑해주는 사람은 그렇게 많지 않답니다.
상대가 좋은사람이라면 마음을 한번 열어보세요. 마음을 열어야 보지못했던 상대의 매력과 장점이 보이거든요. 자신이 너무 상대의 단점만 보려하지 않았나 생각해봤으면 해요. 자신의 연인이 따뜻한 사람이라면 한 번 마음을 온전히 맡겨 보세요. 그가 마음을 움직여 줄 지도 모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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