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페미니즘 예술의 현장, 무엇이 달라졌나
2025년의 페미니즘 미술은 더 이분법적이지 않다. ‘여성 작가’라는 단일 범주 대신, 젠더·인종·계급·이주 경험·기술 접근성까지 복합적으로 얽힌 교차적 페미니즘(intersectional feminism) 담론이 제도권 전시를 장식하고 있다. 유엔 여성기구가 “교차성 없이는 성평등도 없다”고 강조한 것처럼, 올해 큐레이터들은 작품 설명부터 프로그램 구성까지 ‘다층 정체성’을 전면에 내세웠다.
1. 제도권의 확장 — ‘여성 미술관’에서 ‘주류 미술관’으로
워싱턴 D.C.에 재개관한 국립여성미술관(NMWA)는 컬렉션 재편전 《Remix》로 현대·고전 여성작가를 한 벽에 나란히 걸었다. 같은 기간 열리는 《Guerrilla Girls: Making Trouble》는 통계 포스터를 넘어 AI 합성 이미지까지 활용해 “미술관 표준이 어떻게 여전히 남성 중심인지”를 데이터로 폭로한다.
2. 교차적 연대 — AAPI·퀴어·비서구 여성 서사의 부상
뉴욕 할렘의 AHL 재단은 〈Feminism Is Not Your Enemy〉전을 통해 한국·중국·필리핀 등 AAPI 여성 작가 4인의 몸·성·노동 의식을 집중 조명했다. 회화와 영상 사이를 오가는 렌즈를 통해 “아시아 여성 = 순종”이라는 서구 시선을 해체한다. 같은 시기 LA 게티센터는 프라이드 전시 〈$3 Bill: Evidence of Queer Lives〉에서 페미니즘 2세대 작가 하모니 해먼드의 1970년대 레즈비언 페인팅을 재소환해 퀴어/페미니즘 연대를 업데이트했다.
3. 기술과 젠더 — 생성형 AI 이후의 몸
올해 미디어 페미니즘 토크의 화두는 “AI가 만든 이상적 여성상”이다. 작가들은 딥러닝이 재생산하는 얼굴·몸의 규범을 노출하거나, 학습 데이터에 아예 오류값을 주입해 ‘글리치 페미니즘’을 실험한다. AI 보디필터에 갇힌 자기검열을 폭로하는 실시간 합성 퍼포먼스도 잇따랐다.
4. 시장 변화 — 가격 장벽을 깨는 기록
옥션 하우스 3사는 2025년 상반기 매출 Top 10 중 4자리를 여성 화가가 차지했다고 발표했다. 마를레네 뒤마는 여성 작가 최고가 기록을 갈아치웠고, 줄리 메흐레투·에이미 셰럴드·세실리 브라운도 일제히 신기록을 세워 “여성 작가는 투자가치가 낮다”는 오랜 편견을 뒤흔들었다.
5. 교육·담론 — 학술·커뮤니티의 동시 확장
미국대학연합이 주관하는 2025 페미니스트 미술사 컨퍼런스는 ‘인공지능 시대의 젠더 이미지’를 긴급 의제로 올렸다. 생태·탈식민·노동 이슈와 결합한 세션이 증가해, 단순 성평등을 넘어 구조적 권력 해체로 논의가 확장됐다.
핵심 키워드로 본 2025 페미니즘 예술
Intersectionality | 전시·학술이 ‘여성’ 내부의 계층·인종·섹슈얼리티 겹을 세분화해 서사 다각화 |
Tech & Body | AI·AR·딥페이크 이후 ‘데이터로 구성된 몸’ 비판, 글리치·에러 활용 작품 증가 |
Ecofeminism | 기후 위기·토착 지식 결합한 설치·퍼포먼스 확산, 여성·자연 착취 구조 고발 |
Market Shift | 여성 작가 경매가·갤러리 대표 비율 상승, 컬렉터 저변 확대 |
Archival Justice | 누락된 여성·퀴어·이주자 아카이브 복원 프로젝트 다수 진행 |
2025년 현재, 페미니즘 미술은 더 이상 ‘변방의 운동’을 넘어 미술계의 구조 자체를 재편하기 시작했다. 관건은 이 확장된 무대를 어떻게 지속 가능한 생태계로 굳혀 나갈 것인가다. 시장·제도·교육·기술이 교차하는 그 지점에서, 다음 서사의 주도권도 결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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